[IBM developerWorks] 개발자가 만드는 사용자 경험 (2), 사용자 경험의 족보

로그[log] 2014. 7. 23.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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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주소 : https://www.ibm.com/developerworks/mydeveloperworks/blogs/9e635b49-09e9-4c23-8999-a4d461aeace2/entry/291?lang=ko

(2), 사

dWkorea |   2010. 9. 28. | 태그:  column | 댓글(0)  |  방문(250)   |  댓글 추가

이번 글에서는 사용자 중심의 가치 체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를 간략하게 짚어보자. 역사적이고 학술적인 세부 사항보다 관점의 변화를 최대한 간략히 짚어보려고 했지만, 결국 다소 긴 글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런 배경을 알면 함께 일하는 사용성 전문가들의 용어는 물론 이런저런 주장을 하는 논리적 근거와, 개발 실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역학 관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시스템의 일부로서의 인간

원래 ‘인터페이스(interface)’나 ‘인터랙션(interaction)’이라는 말은 시스템 사이의 정보 전달 방법이나 그 행위 자체를 뜻하는 개념적인 용어로, PC나 휴대전화가 일상화되기 훨씬 전부터 사용되었다. 양산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공장)에서, 인간 근로자를 그 상대 시스템으로 생각하게 되면서 인간과 기계 사이의 정보 전달 방법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그것이 바로 “인간-기계 인터페이스(Man-Machine Interface)” 라는 개념이었다.

작업의 효율성 향상

이 개념은 점차 발전되고 다듬어져 그 인터페이스라는 영역을 통해 일어나는 일을 좀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만들기 위한 체계적인 분야가 된다. 이 분야의 정립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인간공학으로, 미국에서는 “인간 요소(human factors)”, 유럽에서는 “작업경제학(ergonimics)”라고 주로 불렸다. 이런 명칭은 인간이 관련 요소를 분석함으로써 전체 시스템의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던 당시의 관심사를 잘 반영한다.

실무에서의 전문화와 분업화

전기 회로가 포함되어 있는 물건이 일상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톱니바퀴나 지렛대 같은 물리적인 구동부가 없는 시스템이 나타나고, 제품 형태는 점점 더 물리적인 동작 원리와 연관이 없어진다. 이런 새로운 시스템은 겉으로 봐서는 그 기능과의 상관 관계를 알 수가 없었고, 따라서 기능을 제품 형태에 표시할 방법을 따로 신경쓰게 된 것이다. 이 분야는 새로운 전문 업무가 됐고, 이에 따라 “사용자 중심 디자인(User-Centered Design)” 방법론이 제품 개발의 여러 단계에서 도입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어떻게 디자인할지가 공공연히 거론된다.

기계장치에서 컴퓨터로

일상 제품들은 점점 더 복잡한 전자 회로와 다양한 영상 정보를 표시할 수 있는 화면을 갖게 됐고, 컴퓨터가 일상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 컴퓨터는 그 안에 저장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과 이를 위한 입출력 장치 외에는 딱히 구동 장치라는 게 없었으므로, 컴퓨터를 위한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는 것은 기존의 어떤 물리적 원칙과 관습에 기대거나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작업이었다. 그 근본적인 차이점이 부각되면서 관련된 연구는 “인간-컴퓨터 인터랙션(Human-Computer Interaction; HCI)” 이라고 불렸지만, 어차피 기존 UI 분야에서 다루던 제품들도 점점 컴퓨터 장치에 가까와지면서 두 용어 사이의 차이점은 별다른 의미가 없게 된다.

일반 사용자에게 컴퓨터를 쓴다는 것은 입출력 장치를 쓰는 것이다. 키보드는 이미 타자기 시대를 통해 대체로 표준화되었고 마우스는 단순한 기능만 했으므로, 초기 HCI의 연구 대상이 된 것은 주로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였다. 이는 특히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라고 불렸고, 하드웨어를 다루던 전통적인 분야는 자연스레 “Solid User Interface” 또는 “Physical User Interface”라고 불리기도 했다.

다양한 컴퓨터 장치, 다양한 사용자 환경

개인용 컴퓨터가 여러 가지 목적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빠르게 퍼지면서, 다양해진 컴퓨터 사용에 따른 다양한 주제가 드러나게 된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들만 나열해도 다음과 같다.

“Social UI”는 컴퓨터를 의인화해서 인간과 대화하는 상대로 생각했고, 여러 사용자가 협력 작업을 하는 경우 “Computer-Supported Collaborated Work”와 연계되기도 했다. 화면이 아닌 소리를 통한 정보 전달은 “Auditory UI” 또는 “Sound UI”라고 불리거나, 직접 음성을 채용하는 경우 “Voice UI” 혹은 “Speech UI”라고 불렸다. 컴퓨터를 조작하기 위해 범용 입출력 장치 대신 물건을 사용하는 방식도 “Tangible UI”라는 이름으로 제안되었다. 이런 새로운 개념은 “Natural UI”라든지 “Intelligent UI”, 또는 “Reality-Based Interaction”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 말하기도 하고, 초창기 컴퓨터 인터페이스인 명령어 방식과 대비해 “Non-command-line Interface”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이 밖에도 기존과 구분되는 플랫폼이 소개될 때마다 “Web UI”, “Mobile UI”, “3D UI”, “Human-Robot Interaction”, 심지어는 “Brain-Computer Interface” 등의 분야가 함께 등장했다.

이런 주제들은 각각 하나 이상의 학회를 이룰 정도로 나름 심도깊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여기에 특별한 관심을 지닌 전문가도 많지만, 사실 이 모든 관점은 각각에 대한 기술적인 제한점들 외에는 그 방법론에 있어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이 모든 노력 덕택에, 다양한 조건 하에서 사용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론과 원칙, 설계 지침이 이 분야를 튼튼하게 만들었다고 하겠다.

공학에서 기획으로

위와 같이 온갖 종류의 “UI” 설계와 그 사용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사용자 관점의 제품 가치를 생각하는 이 분야의 주류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접근 방법은 소프트웨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이미 “사용성 공학(usability engineering)”이라는 관점에서 다뤄졌으며, 대상에 대한 사용성 문제를 규명하고, 다각도로 분석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실증적으로 해결안을 제시하는 전통적인 공학적 방법론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애당초 문제의 소지를 제품 개발 기획 단계부터 줄일 수 있는 방법인 “정보구조 설계(Information Architecture: IA)”가 활발하게 논의되었다. IA는 특히 방대한 정보를 다루는 웹 사이트를 중심으로 전개되었으며, 기능이나 정보가 어떻게 구성되는지가 사용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데 주목하고, 애당초 어떤 기능과 정보를 다룰지에 대한 상품 기획의 범주까지 그 영역을 넓혔다.

기획에서 철학으로

최근 이 분야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지난 회에 언급했듯이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 이라는 화두다. 사실 사용자 경험이 주목을 받으면서 실무에 미친 영향은, 사실 지난 수십 년간 “사용자 중심 디자인”이나 “UI 디자인”에서 실행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고차원적인 제품 가치로서 사용자의 전체 경험을 말하고 있지만, 그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론은 그동안 사용성 향상을 위해 했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 사용자 경험은 단순한 사용 편의성보다 넓은 범위를 포괄하고 있지만, 그것 역시 사용자 중심 디자인의 시작부터 말하던 “넓은 의미의 사용성”에서 다루던 범위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실질적으로만 본다면, 적어도 이제까지 논의되고 있는 “사용자 경험”은 범위 확장이나 방향 변화라기보다는 오히려 철학적인 수준에서 유행하는 담론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언젠가는 기존 사용성 분야와 별개로 사용자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그건 아무래도 훨씬 더 많은 토론이 이루어진 후에나 가능할 듯하다.

전문화, 분업화되는 사용자 중심 디자인

제품 설계에서 사용성 분야가 전문화, 분업화되어 독립되었던 것처럼 사용성 분야도 최근 몇년간 분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GUI를 필두로 이 분야에 큰 기여를 해온 시각 디자이너나 산업 디자이너들은, 사실 자기 작업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과 증명 과정을 딱히 즐기지는 않는다. 그런 분야에서는 최근 “기본으로 돌아가자”면서 디자인의 감성적인 측면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분야는 영역에 따라 “Interaction Design” 또는 “Emotional Design”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사용의 효율성 뿐 아니라 매혹적인 형태나 움직임까지도 대상으로 삼고 있다.

한편 그동안 HCI라는 이름 하에 흥미로운 UI 기술들을 선보인 연구 집단들은, 더이상 HCI 공통의 주제를 탐색하려고 하기보다 각자 내세우고 있는 기술 분야를 전문화하는 데에 골몰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덕택에, 기존에 UI와 딱히 구분되지 않았던 HCI 라는 용어는 상호작용 시스템에 대한 전산학적인 연구를 가리키는 말로 다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한 전산학에서는 이 분야가 지나치게(?) 인간에 대한 일반 연구로 흘러왔다면서, 그보다 시스템 자체를 연구하고 개선하는 “Human-Centered Computing”이라는 분야를 내세웠다. 이 분야는 아직 전통적인 사용성 연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교육계를 중심으로 그 새로운 방향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심지어 사용성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수년간 사용자 경험(UX) 분야에 대한 많은 논의에도 불구하고 그 정체가 시원하게 밝혀지지 않자, 기존 UI 기획과 설계에 대한 많은 부분을 UX로 재정의하고, UI는 그런 결과물을 실제로 구현하고 개발하는 부분으로 한정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지난 십수년간 실무에 적용되어 온 사용자 중심 방법론 덕택에, 이제 제품 개발 절차에서 어떻게 사용자 의견을 수렴하고, 어떤 UI 디자인 원칙이 일반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어떻게 그 결과를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은 이미 어느 정도 상식이 됐다. 게다가 그 오랜 시간동안 자주 쓰이는 UI들은 실제 사용자의 검증을 거쳐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실질적인 표준화가 이루어졌다. 경험이 있는 실무자가 충분히 고민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만든다면, 어느 정도 기초적인 사용성은 갖게 된 것이다.

이상과 같은 상황을 볼 때, 앞으로 사용자에 대한 관점은 다양해지고 각각 나름의 방법으로 전체적인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게 되리라 생각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사용자 중심 디자인(UCD),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그리고 나아가 사용자 경험(UX) 분야는 더 이상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담당하는 분야라기보다, 각자 담당하는 업무 분야에 따라 서로 다른 방법으로 제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분야가 될 것이다.

이렇게 전문화, 분업화된 사용성 전문가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지난 회에 말했듯이 결국은 하나부터 열까지 코딩해 넣어야 만들어지는 소프트웨어다. 그 주체인 개발자는 어떻게 사용자 경험 개선에 기여하고, “여러분이 쓰는 그 편리한 소프트웨어를 내가 만들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쩌다 보니 서두가 길어졌지만, 다음 회부터는 본격적으로 그 실마리를 잡아보자.


image정승녕 게임회사인 Realtime Worlds에서 Lead UX Designer로서 UI에 궁극의 사용자 경험인 ‘재미’를 접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관심 있는 주제를 공유하고 토론하기 위해 블로그(interaction.tistory.com)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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