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developerWorks] 개발자가 만드는 사용자 경험 (1), 개발자가 만든다고?

로그[log] 2014. 7. 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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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 사이트에서 항상 좋은 정보를 얻어 가고 있습니다.

그중 최근에 읽어던 관심가는 기사가 있어서 옮겨 왔습니다^-^; 


(1), 개?

dWkorea |   2010. 9. 14.


내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다른 사람들이 유용하게 잘 쓰는 모습을 보는 것은 흐뭇한 경험이다. 그 소프트웨어가 뭔가 복잡한 일을 쉽게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라면 그 흐뭇함은 배가 된다. 코드만 보면 수백, 수천 줄의 따분해 보이는 문자 입력 작업일지 몰라도, 그렇게 컴퓨터 안에 뭔가 쓸모있는 도구를 만들어 냈다는 뿌듯함 때문에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개발자라는 직종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이 늘 그렇게 잘 풀리는 건 아니어서 어렵게 구성한 소프트웨어를 상대방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든지, 심지어 오랜 시간을 공들여 짜넣은 모듈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 경우도 가끔씩 생긴다. 사용 설명서와 도움말도 빼놓지 않고 자세히 작성했고, 군데군데 툴팁(tooltip)도 넣어뒀고, 극단적인 상황도 꼼꼼히 점검했고, 그런 경우에는 오류 메시지에 친절하게 설명도 해뒀건만, 도무지 알아 먹지 못하는 것이다. 그 소프트웨어를 쓰는 사람이 몇 명 안 되는 경우에는 한 명씩, 혹은 한 방에 몰아넣고 참을성 있게 설명해 주면 되지만, 임의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용 애플리케이션의 경우에는 그저 답답한 노릇이다.

다른 사람들이 사용할 도구를 만드는 입장에서, 결과물이 완성된 후 그 너머에 있는 ‘사용자’라는 인간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듯 하다가, 결국 막판에 그 노력의 가치를 제멋대로 결정해 버리는 괴팍한 존재다.

소프트웨어 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와 관련해서 지난 몇 년간 '사용성(usability)'이라든지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UI design)'이라는 말을 들어볼 기회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에는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마다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또는 UX라는 용어까지 심심찮게 등장한다. 특히 이 사용자 경험은 '경험 경제'라는 경영 개념으로까지 연결되면서, 이윤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사용자 경험이라는 게 뭐든 간에, 그게 좋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런 주제들은 제품을 어떻게 만들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되는데, 실제로 그 의미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서 그런 주제가 떠오르게 된 걸까? 뭔가 고민을 해서 나온 듯한 이런저런 UI 디자인안은 구체적으로 어떤 논리 끝에 나온 걸까? 그리고 무엇보다, 수동적으로 주어진 UI 디자인에 대한 구현 가능성을 논의하거나 개발하는 것 외에, 그 사용자 경험이라는 주제에 대해 개발자로서 능동적으로 참여할 방법은 없을까?

앞으로 이 칼럼에서 풀어나갈 주제는, 바로 그런 사용자 관점의 가치를 추구하는 흐름에 개발자로서 능동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이다.

혹시 한국 IBM developerWorks에 이런 글이 올라오는 게 다소 의외라고 생각된다면, 필자가 1997년 인쇄해 두었던 아래 홈페이지를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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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훌쩍 넘긴 지금은 다소 의외라고 생각될지 몰라도, 사용자 중심의 관점이 한창 자리를 잡던 1997년 IBM에는 UCD Lab이라는 부서가 있어서 사용자 중심 설계(User-Centered Design)를 연구하고 위와 같이 HCI Works라는 웹 사이트를 만들어 그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었다(HCI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다시 이야기하겠다).

아무리 10년이 지나서 강산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한때 개발자에게 이만큼이나 강조되었던 개념을 오늘날의 개발자들은 혹시 강 건너 불구경하듯 여기고 있는 건 아닐까?

결국 내가, 아니면 개발팀이 하나부터 열까지 코딩해 넣어야 만들어지는 소프트웨어다. 아무리 좋은 사용자 경험을 이야기해도 그 구슬을 꿰어야 하는 것은 개발자라는 이야기다. 도대체 어떤 구슬을 왜 꿰고 있는지 알아야 일에 효율성도 생기고 새로운 방법도 제시할 수 있는 법. 그 소프트웨어의 가치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하는 사용자 중심의 관점에 대해 실제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조직 내 의사결정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물론 다른 부서와 효율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우선 다음 글에서는, 사용성이니 사용자 경험이니 하는 개념이 형성되어 온 가족사를 살펴봄으로써, 그 핏줄에 흐르고 있는 논리의 근원을 살펴보자.

앞으로 이 칼럼에서는 사용자 중심 접근방법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최근에는 어떻게 확대되고 있는지, 그리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프로젝트 결과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어떤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지 다룰 예정입니다. 혹시 독자들이 평소 사용자 인터페이스(UI)나 사용자 경험(UX)과 관련해서 속시원히 이야기해 봤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댓글을 통해 제안하고 토론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image정승녕 게임회사인 Realtime Worlds에서 Lead UX Designer로서 UI에 궁극의 사용자 경험인 ‘재미’를 접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관심 있는 주제를 공유하고 토론하기 위해 블로그(interaction.tistory.com)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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